2022.1.31
열이 이틀 나고 났더니 항생제가 세 가지가 추가됐다. 칼슘도 맞고
오늘 적혈구 수치가 떨어져서 빨간피 두팩 맞았다. 어제 입술에 포진같이 나서 연고 발랐는데 바이러스라서 항진균제도 추가됐단다..
열 한번 나면 갑자기 다는 게 많아진다. 열 내리고 수치 오르면 하나씩 줄여간다고 한다.
빨리 줄여서 무균실에서 나가고 싶다.
2022.2.2 수요일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오늘은 혈소판 수혈함
저번에 친구 남자 친구의 친구가 해준걸 오늘 맞게 됨. 항생제도 3가지 정도 맞은 듯.
오늘도 여전히 호중구는 0. 벌써 5일째다
언제 오를는지.. 난 이번 주에 나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언제 오를래!! 호중구 1000이나 돼야 이 무균실을 나간다고요..
일반병동으로 갈래..ㅜ
요즘은 점점 미쳐간다. 하루 종일 아무것도 하기 싫고 유튜브나 보다가 자려고 누우면 또 안 좋은 생각나서 눈물이 주륵주륵.. 뭐하다가도 까먹고 핸드폰하고 있고 아주 상태가 심각하다. 근데 제일 무서운 건 퇴원하려면 아직도 10일 이상 남았다는 것.. 그리고 퇴원하고 이 루틴을 다시 한번 하러 와야 한다는 것.. 하ㅏ하하하하하ㅏ 재미없어...
2022. 2. 6 일요일
항암치료 21일 차
내 호중구 수치는 20. 오일째 0에서 기어 다니더니 10으로 3일 해 먹고 이제야 20이다. 1000되야 나가는데
보통 20일 기준으로 쑥쑥 오른다는데 난 아니었다. 저번 항암치료 때도 25일 만에 올라서 참 늦게 퇴원했지..
난 굉장히 늦게 오르는 편인가 보다. 그래서 괴롭다. 돈도 많이 들고 아주 짜증 난다
무균실에서 2주 정도 있을 거랬는데 2주다 돼서 물어보니까 일주일 더 있을 거란다.. 2주 안에 나간다는 생각으로 버텼는데 일주일 더 있을라니까 너무 막막하고 우울해졌다. 모든 의욕을 상실했다. 그냥 일주일 동안 잠들어있다가 깨면 좋겠다. 수치 다 오르면.. 할 게 있는데도 하기가 싫다.. 다 때려치우고 싶다. 진짜
그 와중에 이식 후에 먹을 수 없는 것들은 왜 이렇게 많은지.. 병원마다 다 달라서 여기서 먹지 말란 게 뭔지 미리 알려주지 이번에 가서 다 먹고 오게.. 김치랑 생야채 반숙 프라이 먹지 말라는데 이거 못 먹으면 대체 뭘 먹고살라는 거임~
2022. 2. 8 화요일
빌빌기던 내 호중구수치가 어제는 70이더니 오늘은 130이 됐다 와아아ㅣ 나름 두배씩 뛰네ㅋ
열나서 여러 가지 달았던 항생제들도 이제 한 가지만 달고 있다. 이것도 내일이면 끝일 듯?
수치는 한번 오르면 확확 오르는데 퇴원은 언제 할지 궁금하다 일반병동으로 옮겼다가 퇴원할지 어떨지 이식적 마지막으로 안과 치과 초음파 뭐 다 검진한다는데.. 외래로는 안 하면 좋겠다. 너무 힘들어..
저번에 외래 9시랑 2시로 잡아줘서 너무 힘들었다.. 입원 중에 했으면..
그래도 이번 항암치료는 크게 아픈데 없이 지나간 거 같다 아직까지는..
저번에 교수님한테 2차 3차 항암이 더 아프냐 물었었는데 암세포가 많은 1차 때만큼 아프지는 않을거라했는데, 역시 1차때 암세포가 거의 죽어서 그런지 2차는 약간의 구내염, 발열, 균 항문 통증 정도로 지나가는 거 같다.
1차 때는 장염이 13일 정도 가고 물도 밥도 못 먹고 열은 맨날 나고 목젖에 피맺히고 피부는 다 뒤집어져서 아직까지 흉이 남을 정도였는데... 1차 항암 치료 부작용이 너무 강력했어서 그런지 2차는 어 나 왜 별로 안 아프지? 하는 느낌이었다.
2차는 정신적 고통이 더 심했던 거 같다. 커튼 속 조그만 침대에 갇혀서 내가 왜 여기 있을까. 왜 내가? 왜 아프지 하는 멈추지 않는 생각과 많은 재발 후기들과 부작용, 죽었다는 소식들을 보면서 막연히 안 죽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게 진짜 죽는구나.. 하고 느꼈던 거 같다.. 죽는다는 거 어릴 땐 많이 생각했었는데 이제 삶의 미련 많이 생겨서 안 죽고 싶으니까
이젠 또 죽으라 한다.. 내 인생도 참..
완치가 되고 건강하게 살면 잘 풀리는 인생이 기다리고 있을까? 모르겠다. 이제 행복한 일만 있을 줄 알았는데 병상에 누워있으니 앞날은 참 모르는 일이다.
사실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병실에서 창문 밖을 볼 때 내가 왜 여기 있을까.. 하고 아직도 거짓말 같고 현실이 아닌 거 같다.
몇십 년 건강하게 살았는데 두 달 만에 적응하기란 쉽지 않다..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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